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미국 프리스턴 대학교의 앵거스 디튼 교수가 받았다.

그런데 정작 어떤 연구로 상을 받게 된 것인지는 뉴스만 봐서는 잘 이해가 안된다.




노벨 경제학상은 경제학계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나?


경제학계에서 가장 업적이 큰 사람에게, 그 업적이 일반적인 업적이라기 보다는 연구에 패러다임을 바꾸고 전반적인 경제학 연구를 진흥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들을 상을 줌으로써 격려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또 동시대에 가장 중요한 경제학적인 연구 이슈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함께 논의하는 장이다.



평소 연구 성적이 꾸준한 학자에게 주는지, 평소에는 알려지지 않았어도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낸 학자에게 주는 편인가?


대개는 어떤 분들이 받을지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짐작되기는 한다. 왜냐하면 노벨 경제학상 시상위원회가 있는데 대개는 매해 2월 부터 후보를 선정하게 되고 후보들을 모아서 리스트를 만들고 최종결정 때까지 리스트를 줄여나가는 작업을 한다. 대개는 이 후보 리스트에 들어있는 사람들이 워낙 유명하고 업적이 뛰어난 분들이다. 어떻게보면 상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의 풀은 구성이 되어 있다고 보고 어떤 분야에서 어떤 시점에서 그 이슈에 맞는 분을 줄까 이것이 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럼 이 후보들은 이미 결정이 되어있는 것?


항상 똑같은 사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노벨 경제학상 위원회가 있다. 토 엘링슨이라고 스톡홀름 경제대학 교수인데 이 사람이 위원장이고 여섯명 정도되는 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추천을 하고 또 스웨덴 왕립 학술원 멤버들이 추천한다. 그리고 과거 수상자들이 추천하고,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추천을 한다. (물론 자기 자신을 추천할 수는 없다) 이 사람들로 풀이 구성되는데 이 풀이 항상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이 풀에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는 일정하다고 볼 수 있다. 대개 그 풀안에서 수상자가 결정된다. 그 풀은 매해 바뀔 수 있다.



대개는 평생동안 얼마나 연구를 열심히 했는가 하는 평소성적이 많이 반영 되는군요?


그렇다. 이런 형식으로 풀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가장 연구가 많은 분들에게 주로 간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연구의 분량이 많다기 보다는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서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연구에 상이 주어지게 된다.



이 노벨 경제학상과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이 있다. 물리학상이나 의학상 같은 경우에는 그동안 쌓아놓은 연구와 연구 인프라도 있어야 하고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가 접근이 어려운 것은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경제학상 같은 경우에는 경제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가 안되는 것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비슷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노벨 경제학상은 잘 못받는다고 보시는가?


연구의 인프라 이야기를 하셨는데, 실제로 물적인 인프라도 있고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도 있다. 그런데 경제학 자체도 실제로는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 즉 다른 학자들과의 교류 또 연구 과정에서 축적된 부분들이 실제로는 중요하다. 그래서 오히려 물리학상이나 화학상을 비롯한 다른 노벨상들이 대개 60대 정도에서 수상하는데 비해서 경제학상은 70대 무렵에 수상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과거의 업적을 충분히 입증하고 쌓아나갈 수 있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넓고 깊은 학자군이 필요하다. 우리 경우에는 그런 정도까지는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정도가 그나마 비슷한 수준에 가고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디튼 교수는 구체적으로 어떤 업적 때문에 상 받은 것인가?


일부에서는 언론 보도에서 미시경제학자라는 표현이 많이 있는데, 정확히는 개인이나 기업을 연구하는 미시경제학에다가 실증분석방법론을 연구하는 개량 경제학이 합해진, 미시개량경제학자라고 볼 수 있다.


원래는 개인이나 기업을 연구하는데는 이론적인 분석이나 사례분석 같은 것들이 많았는데 이분을 통해서 통계적인 방법론을 사용해서 실제 분석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소비와 소득 같은 경우, 예를 들어 우리가 경제 성장률하면 소득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소비의 증가율. 전체적인 소비나 소득에 관한 것들을 많이 분석했다. 거시변수들의 연구를 하는데 이분의 방법론을 통해서 개별 가구나 개인 또는 기업 수준에서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론들을 개발했다. 이런 부분이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더 풍성하게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상을 받으면서 언급된 부분이기는 한데 최근에 이렇게 개인에 대한 또는 개별 주체에 대한 연구를 했기 때문에 소득이나 소비같은 경우도 전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불평등에 대한 연구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이 얼마 벌고 얼마 쓰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 본 연구 방법을 썼다는 것이 박수받았다?


그렇다. 디튼 교수가 만들어 낸 것 중 유명한 것이 AIDS라는 거의 이상적인 수요체계라는 유명한 방법론이 있다. 예를 들어 가격이 올라가면 어떤 물건의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알 수 있는데 실제로 가격이 얼마나 변화했을 때 그 물건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로 늘어나고 줄어드는지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 같은 것들을 개발했다.



결론보다는 학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이런 방법을 창안했을까 하는 게 관심거리가 됐던 모양이다.


그렇다. 이론 자체로는 이미 알려진 것이긴 하지만 이것을 정확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구의 툴을 만들었다.



국내 뉴스들 보니, 디튼 교수가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이런 주장을 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교수가 주장하는바는 무엇인가?


디튼 교수가 최근에 말씀드린 것처럼 소비와 소득의 개별적인 자료를 가지고 연구하기 때문에 불평등에 대한 연구도 가능하게 만들어줬다. 이분이 이야기한 것은 실제로는 경제성장이 빈곤과 불평등을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이야기이다. 불평등 자체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기 보다는 자본주의와 자유 무역 그리고 기술발전을 통해서 세계 전체적으로 보면 이러한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절대 빈곤 계층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해석이 거꾸로 된 거군요.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결과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이었군요.


그렇다. 사실은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기 보다는 경제 성장을 통해서 불평등을 없앨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는 했다. '불평등이 아예 없는 평등한 사회에서는 경제 성장을 만들어낼 수 없다.' 이런 발언은 했기 때문에 '지나친 불평등은 부작용이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불평등이 없는 사회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이런 정도까지는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101238601&sid=0903&nv=4&nid=000&ltype=1

Posted by 사실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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