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제품 왜 외국에서 더 쌀까?


내수용 제품과 수출용 제품의 가격차이












삼성 갤럭시 S6 가격 차별 논란이 있었다.


출시를 며칠 앞두고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Verison)이 갤럭시 S5를 반납하면 200달러의 보상판매를 실시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갤럭시S6(32G)를 2년동안 사용하면 소비자가 내는 비용이 199달러로 책정되었다. 나중에 약정요금에 단말기 값이 어느정도 추가 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공짜로 가입하는 것이다. 스프린트(Sprint)는 무제한 요금제를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요금을 20달러 씩 포인트로 되돌려준다. 월 정액 한화로 8만원 가량을 가입하면 S6를 2년동안 공짜로 빌려주는 프로모션을 한다. 


사실상 휴대폰 기계값은 공짜인 것과 다름이 없다.


국내에서는 갤럭시S6 80만원 중반대에 출시가 되었다. 현재 보조금 상한선이 30만원이다. 높은 요금제를 선택해서 이 보조금을 모두 받는다고 해도 소비자의 실제 지불 가격은 5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내수용과 수출용 가격의 격차가 생기는 경우가 우리에게 익숙하다. 


해외 직구족의 경우에는 해외 제품 뿐만아니라 국내 업체들이 생산해서 외국에서 파는 티비나, 냉장고 이런 세간살이들 까지 해외에서 직접 구입을 하는 역직구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해서 미국에 판 물건을 외국에서 구매해서 물건너 오더라도 심지어 우리나라 대리점가서 사는 것 보다 훨씬 싸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불합리하게 느껴진다.


미국의 경우에는 일년에 한 두 번씩 세일기간이 있는데 이럴때 보면 정상가격에서 50%가량 할인을 하니 국내 가격보다 1/3정도가 될 때가 있다. 배송료가 20만원이라고 하더라도 수 십 만원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인터넷 체험담이 떠돈다. (실제로 네이버에 '삼성TV직구'라고 검색해보면 여러 내용들이 있다)





그렇다면, 왜?


업체에서는 보통 우리나라에서 파는 제품과 같은 제품은 아니라고 주장을 하지만, 그 기능차이 크지 않다고 감안하면, 미국에 파는 가격이 훨씬 싸다는 것인데 내수용과 수출용의 가격 격차가 궁금하다.




3가지 이유가 있다.


1. 비싸게 팔아도 팔린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부족하다. 스마트폰만 보더라도 삼성, LG, 팬택, 애플 정도만 국내에서 이용가능하다. 스마트폰 뿐만아니라 가전, 자동차, 식품 등 소비재들의 선택할 수 있는 품목들이 보통 3~4개 정도 회사에서 과점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소비재 시장 개방도가 20.6%(2011년 기준) 밖에 안된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에 상당히 큰 제약이 있다. 국내 기업은 몇 개 안되고 해외에서 수입하는 비율이 상당히 낮다.



2. 수출실적 때문에 외국에서는 박리다매


우리가 수출실적에 민감해서 외국에서는 박리다매라도 많이 파는 것으로 박수를 받는 분위기가 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외국에서 영업이익을 조금 손해보더라도 국내에서 벌충하면 되기 때문에 일단은 수출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유인들을 받는거 같다.


실제로 똑같은 TV를 우리나라에서 팔 때와 외국에서 팔 때 외국에서 훨씬 덜 남기고 싸게 팔고 우리나라에서는 더 남긴다는 것이 데이터로 나오기도 하나?


영업 비밀이기 때문에 공개된 데이터는 없고 추산하는 방법밖에 없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상우 의원 대정부 질의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삼성전자에서 자료를 받아 의원실에서 계산을 했다고 하는데… 그때 계산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 매출액 국내비율은 3.4% 영업이익비율은 25.4%이다. 얼마나 국내에서 가격을 비싸게 받음으로써 영업이익을 높이고 마진율을 높이는지 알 수 있다.


=> 100개 만들면 국내에서 팔리는건 3개밖에 없으나 3개가 가져오는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 이익의 1/4이다.



3. 정권 방조 유인


기업의 영업이익이 높아진다는 것은 국내총생산GDP높아진다는 이야기. 정권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GDP 성장률을 높이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체제개선, 중소기업 살리기 등의 방식 보다는 대기업 영업이익을 높여서 GDP를 올리는게 편하고 쉬운 방법이다. 국내에서 비싸게 팔더라도 결과적으로 GDP는 올라간다.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각 정부마다 성장률 0.1% 올리는 것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거기에 대기업이 상당히 큰 몫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본다.


직구족이 많은데 이런 것들이 늘어나면 차별이나 불균형이 시정이 되겠는지, 또 다른 문제가 있는지?


해외 직구족의 경우에는 더이상 호갱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스마트하게 움직인 부분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품목이 상당히 한정적이다. 스마트폰 이외에도 질소과자 등 국내 제품에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과자를 아마존에서 직구로 사기에는 배송료 등 제약이 있어서 결국 구입가능한 품목에 제한이 따른다. 또한 해외 직구로 9번을 잘 사다가 한 번은 잘못된 물건이 오거나 사기를 당한다면 그 동안의 9번에서 얻은 이득을 한꺼번에 날릴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대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보다는 상당히 많다.


현재 20%대인 소비 개방도를 높이는 것이 있다. 

FTA를 하면 경제 영토가 73%에 달한다고 기재부가 이야기하는데, 기업들이 활용하는 경제영토는 넓어졌는데 소비자들이 활용하는 소비재 시장은 상당히 축소되어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별로 없다. 해외에서 괜찮은 물건 사서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판매하는 수입업자도 많아지고, 대형화 되어서 공정한 경쟁을 해야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의지가 있다면 국회나 정부가 입법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예를 들면 몇개 품목에 대해서는 소비자원이 외국 판매 정보를 수집해서 고지하는 것을 (미국에서는 00가격인데 국내에서는 00가격이다) 강제한다면 소비자가 구매할 때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해외 수입 물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병행수입을 더 많이 허용하는 등의 정책을 세우면서 문제인식을 하고는 있다. 하지만 현재는 수출 등 무역의 개방도에 비해서 현저하게 낮은 소비개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좀 더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소비 개방도가 낮다는 것의 의미?

우리나라가 수출로 크는 나라다, 개방 경제다 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석유 등을 들여오는 무역의 영토가 넓다는 것이지, 소비자들이 전세계 물건과 국산품을 모두 비교해서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은 거의 없다는 것.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정도를 소비 개방도라고 하는데 이것이 현재 20%에 불과하다.





내용 출처. 2015년 4월 11일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기타 참고기사


삼성전자, 갤럭시S6 가격의 국가별 차이는 "통신사 때문?"

http://economy.hankooki.com/lpage/it/201505/e20150513235537117700.htm 


현대자동차 내수용 & 수출용 강판 차별에 대한 오해와 진실

http://blog.hyundai.com/1728


불만제로 과자, 국내 소비자는 '봉' 외국소비자 좋은 제품 싼 가격

http://m.newsquick.net/news/articleView.html?idxno=52286 




Posted by 사실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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