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비용은 어떻게 계산되는 것인가?
통일 비용이라는 건 쉽게 생각하면 두 남녀의 결혼 비용과도 비슷하다.
월급도 비슷하고 소비 수준도 비슷한 두 남녀라면 결혼 비용은 거의 안 들수도 있다.
내일부터 우리 집에서 살자고 하고 집만 서로 옮겨오고 그 후에는 각자 평소 살던대로 살아도 되니까 남녀 모두 결혼으로 인해서 추가로 더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의 경제력이 다르면,
예를 들어 도시 여성이 무인도에 살던 어부 남성과 결혼해서 도시에서 같이 살기로 했다면 여성 입장에서는 일단 남자가 도시에서 일자리 갖게 될 때 까지는 그 남자를 먹여살려야 할 것이다. 여성 입장에서 보면 결혼 비용이 꽤 많이 드는 건데 이게 얼마나 비용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닥쳐봐야 안다. 왜냐면 매년 얼마씩 그 남자에게 쏟아부어야 하는가는 그 남자가 도시생활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 벌이가 없는 남자에게 매월 용돈을 얼마나 줘야하는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 비용 감당이 어렵다면 남자가 예전 처럼 섬에서 고기잡이를 계속하고 주말에만 만나는 주말 부부를 하는 것도 방법인데, 여성 입장에서는 비용은 덜 들지만 주말에만 볼거면 왜 결혼했느냐 하는 근본적인 의문은 남는다.
남북한의 통일도 마찬가지다.
남북한의 경제력이 비슷한 상태에서 통일이 되면 통일 비용도 별로 안 든다.
지금처럼 경제력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에서 통일이 되면 남한과 북한이 경제적으로 비슷한 수준이 될 때 까지 북한에 돈을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면 통일 직후에는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남한 기준으로 보면 기초생활수급자일 테니까 남한 복지제도에 따라서 그에 대한 수당을 줘야 할 것이다. 그런 부분이 통일 비용으로 볼 수 있는데 전문가마다 계산이 아주 다르다. 얼마라고 딱 말하기가 어렵다. 최소 150조원에서 최대 5천조원까지 계산이 나오고 있다. 북한 주민들 1인당 천만원씩 준다고 계산하면 250조원 나온다. 북한의 현재 경제상황을 정확히 모르다보니 얼마나 돈을 쏟아부어야 남한 수준까지 올지 계산이 어렵고 얼마를 투자하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도 북한의 체질이나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
따라서 계산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오차가 크다.
통일 비용을 줄이려면 통일이 되고 나서도 남북한 주민간 왕래는 못하게 막아 놓고, 일단 북한 경제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이 있긴하지만, 아까 이야기한 주말부부 처럼 그럴 거면 통일은 뭐하러 했느냐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수도 있다.
남북한 왕래를 자유롭게 해놓으면 경제 활동 기반이 약하고 임금이 싼 북한에서 일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지고 대부분 남한으로 일하러 내려올 것이다. 그러면 남한에는 실업자가 넘치고 북한에는 일손이 딸려서 양쪽 다 힘들어지기도 한다. 여러가지 복잡한 부분이 많이 생길 것이다.
2015년 8월 28일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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